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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뮤직

밴드 Mot - Lucky / 주관적 이야기

by 샤이닝칩스 2023.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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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곡 정보

 - 작사 : Mot

 - 작곡 : Mot

 

2. 가사

두 번 만나지지 않는 새들은 날고
밤은 시들고 거리는 흐르고
빌딩 사이로 추락하던 낡은 구름
뾰족한 꽃잎은 유리창 위로 꽂히고

막다른 골목으로 날 몰아내던 바람
스스로 벗었던 강철 외투
하얗게 드러난 나를 길게 자르고
비명을 삼키며 천천히 돌아서던 너

내가 운이 좋았어 너와 마주쳤던
내가 운이 좋았어 너와 마주쳤던 내가


막다른 골목으로 날 몰아내던 바람
처음으로 벗었던 강철 외투
하얗게 드러난 나를 길게 자르고
비명을 삼키며 천천히 돌아서던 너

내가 운이 좋았어 너와 마주쳤던
내가 운이 좋았어 너와 마주쳤던 내가

3. 주관적 이야기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아끼는 우리나라의 가수 분들이 있는데요.

바로 밴드 Mot 과 Ashmute입니다.

시적인 가사와 감각적인 가사들로 귀가 즐거운 노래들이 참 많아 소개해드리고 싶어 가져왔습니다.

가장 먼저 소개해드리고 싶은 노래는 Mot의 Lucky라는 곡인데요.

가사가 참 짧지만 그 짧은 가사 안에서 다양한 메시지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는 곡입니다.

차근차근 가사를 보며 제가 생각하는 노래의 이야기는 무엇인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두 번 만나지지 않는 새들은 날고
밤은 시들고 거리는 흐르고
빌딩 사이로 추락하던 낡은 구름
뾰족한 꽃잎은 유리창 위로 꽂히고

 

두 번 만나지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한 점에서 만나는 두 개의 직선을 생각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X 자 모양입니다.

두 번 만나지지 않는 새들이 날았으니, 두 새는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겠네요.

여기서 저는 두 새가 어떤 연인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한번 만나서 머무르며 인연을 이어가던 연인은 어떤 이유로 헤어져 다시 만나지 못하게 날아갔습니다.

 

다음 문장은 해석의 여지가 다양하다고 생각하지만,

밤은 대체로 부정적인 시간, 혹은 감성적인 시간으로 많이 묘사됩니다.

어둡고 혼자 있는 적적한 시간으로 느껴지기 때문이죠.

밤이 시들고, 거리가 흐른다는 표현이 자칫 부정적인 말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오히려 어두운 밤이 시들고 거리가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는 말은

긴 어둠이 끝나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빌딩 사이로 추락하던 낡은 구름이란 문장도 앞의 문장과 비슷하게 부정적인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다만, 추락과 낡은 이라는 단어가 함께 쓰였다는 점에서 다르게 생각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빌딩 사이로 추락하는건 바로 '낡은' 구름이기 때문이죠.

빌딩이 줄지어 있는 곳에는 햇빛이 들기 어렵습니다.

빌딩은 말 그대로 높이가 아주 높기 때문에, 그러한 빌딩이 여러 대 모여 있다면 당연한 이야기겠죠.

그런 빌딩들 사이에 낡은 구름들까지 끼어있다면 더욱 햇빛이 들기 어려울 겁니다.

그런데 빌딩 사이에 낡은 구름들이 추락하고 있다고 합니다.

 

혹시 햇빛을 사진으로 찍어보셨나요?

햇빛을 사진으로 찍으면 다각형의 빛 도형이 직선으로 쭉 뻗어 있는 모양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뾰족한 꽃잎을 햇빛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밤이 시들고 햇빛을 막고있던 낡은 구름마저 추락했으니, 유리창으로 햇빛이 드는 것은 당연하겠죠.

 

결국 여기까지의 가사를 종합해보면,

모종의 이유로 한 연인들은 헤어졌지만

그로 인해 밤은 시들고 거리가 흐르고,

낡은 구름이 추락하며 뾰족한 꽃잎이 유리창에 꽃히는 아침을 맞이합니다.

도대체 이 연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봐야겠습니다.

 

막다른 골목으로 날 몰아내던 바람
스스로 벗었던 강철 외투
하얗게 드러난 나를 길게 자르고
비명을 삼키며 천천히 돌아서던 너

 

바람은 나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냅니다.

아마도 이 바람은 진짜 Wind의 바람일수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 바라다의 바람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우리는 서로에게 바라는 것이 생기기 마련입니다.그것은 서로에게 성장하는 동기가 될 수도, 혹은 고통이 될 수도 있겠죠.다만 이 두 사람에게는 동기부여로 작용하진 못한 것처럼 보입니다.

 

막다른 골목에 몰아 넣어진 나는 스스로 강철 외투를 벗습니다.

2절의 가사에선 처음으로 벗었다고 말을 합니다.

아마 '나'는 진심을 드러내지 못하고 강철 외투를 입고, 즉 솔직하지 못한 태도로 다른 사람을 대하는 사람입니다.

그게 상처 받기 싫은 마음 때문인지, 진짜 남을 속이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나는 처음으로 너의 '바람' 때문에 스스로, 또 처음으로 내가 하얗게 드러나도록 강철 외투를 벗습니다.

 

그런 나를 너는 길게 잘랐습니다.

자른다는 것은 알겠는데 '길게' 잘랐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여기서 길게 잘랐다라는 말은 그만큼 확실하게, 한번에 잘라버렸다라는 말로 저는 해석했습니다.

너의 바람대로 막다른 골목에 몰아진 나는 결국 강철외투를 벗고 하얗게 본래의 자신을 드러냈지만,

그게 썩 너의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입니다.

 

너는 나의 하얗게 드러난 모습을 보고 천천히 돌아섭니다.

두 번 만나지지 않는 새들이 날기 시작한 것이죠.

때때로 진실은 잔인합니다.

나의 어떤 부분이 너에게 비명을 삼키게 할 만큼 끔찍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토록 원하고 바라던 나의 진실과 마주한 너는 비명을 삼키고 천천히 돌아서 떠나버립니다.

 

내가 운이 좋았어 너와 마주쳤던
내가 운이 좋았어 너와 마주쳤던 내가

 

그러나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와 마주쳐서 운이 좋았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너를 만나서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나.

혹은 반어법으로 너를 만나서 끔찍했지만 운이 좋았다고 비꼬는 나.

저는 개인적으로 전자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헤어진 후 나의 밤은 시들었고,

어두운 밤을 지나 햇빛이 드는 아침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인 제 주관적 해석을 요약해보자면,

나는 상처받기 싫은 마음에 나를 감추고 살았지만,

너를 만나 너의 바람으로 감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나의 본 모습을 보고 너는 실망하게 되고,

나에 대한 마음을 잘라내고 떠나 버립니다.

 

그러나 결과는 비록 좋지 않았지만,

처음으로 나는 스스로, 또 처음으로 나의 본 모습을 누군가에게 드러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나를 숨기고 살았던 오랜 밤들에서 벗어나

나를 하얗게 드러낸 채 뾰족한 꽃잎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너를 만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죠.

 

때문에 나는 너에게 너와 마주쳐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물론 드러낸 나를 보며 비명을 삼키고 잘라낸 너였지만,

그로 인해 나는 조금 더 진심으로 다른 사람들을 대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어떠셨나요?

해석이 흥미로웠거나 다른 해석을 하셨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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